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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킬링 문과 운디드니 (스포주의)미디어 2023. 11. 10. 16:51
제목 플라워 킬링 문 (flower-killing moon) 은 미국 원주민 중 오세이지족이 5월을 부르는 말이라 한다.
5월의 달이 뜨면 키가 큰 꽃들이 자라는데 이 꽃들은 먼저 핀 작은 꽃들을 죽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목은 작품이 말하는 여러 의미를 함축한다 볼 수 있는데 큰 꽃(백인)이 작은 꽃(원주민)을 죽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원제는 Killers of the flower moon으로 플라워 문을 죽이는 킬러들이라 해석할 수 있는 데
플라워 문으로 대표되는 원주민을 죽이는 킬러들이라 볼 수도 있고 복잡하다.개인적으로 전자의 의미가 영화적 주제와 맞는다고 생각한다.
- 오세이지 연쇄 살인 사건
당시 윌리엄 헤일과 살인 사건에 대한 만화 스콜세지의 전작인 '아이리시 맨' 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긴 상영 시간( 3시간 25분) 으로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한다. 아이리시 맨에서는 지금까지 미제사건으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한 노조 지도자 '지미 호파' 의 실종 사건을 여러 음모론과 버무려 설명했다면 플라워 킬링 문은 미국 원주민 중 석유로 부를 얻었지만 그로 인해 외부인들의 물결 속에 고난을 얻는 오세이지 부족의 역사를 보여준다.
오세이지(osage)는 프랑스어로 번역한 이름이며 그들의 언어로는 𐓁𐒻 𐓂𐒼𐒰𐓇𐒼𐒰͘ ( Ni Okašką : 중간 수역의 사람들) 이라 부른다. 미국 내에서 계속 밀려 19세기 오클라호마에 이주한 그들은 20세기 초 석유를 발견 하여 엄청난 부를 얻게된다. 그들의 부를 노리고 수많은 백인 남성이 오세이지 여성과 결혼을 했으며 백인들의 욕심은 상속을 노리고 상속권이 있는 부족민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살해하며 부를 빼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인 윌리엄 킹 헤일(William 'King' Hale, 로버트 드 니로 분)은 그의 조카인 어니스트 버크하트(Ernest Burkhart,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를 상속권을 지닌 오세이지 여인 몰리 버크하트(mollie burkhart, 릴리 글래드스톤 분)와 결혼시킨 후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독약, 총기, 심지어 폭탄)으로 원주민들을 살해하여 결국 연방정부수사국(BOI - FBI의 전신)에게 기소된다.
결국 1925년 오세이지 부족이 아닌 사람은 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 운디드니 학살 사건
사건이 끝난 후 운디드니 백인들이 미대륙에 들어온 후 미국 원주민들의 역사는 많은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그 중 근현대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은 운디드니(Wounded knee) 학살 사건이다.
남북전쟁 이후 미국은 다시 서부를 향해 나가며 원주민들과 전쟁을 지속했다. 그들은 거주지에서 강제로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다른 정착지로 쫒겨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파이우트족(Paute) 의 워보카(Wovoka)를 중심으로 유령 춤(ghost dance)이 원주민 사회에서 전파되면서 그들의 의식을 끌어올렸다.
유령 춤(ghost dance)은 일종의 의식 행위로 춤을 통해 영혼과 교합하여 백인들의 서부 개척 종식과 원주민 사회의 번영, 단결, 평화를 바라는 춤으로 당시 미국 주류 백인들은 이 운동을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의미로 좋지 않게 생각하였다.
유령춤 운동으로 미국이 예민하던 1890년 수족(Sioux)을 보호구역으로 보내기 위해 그들을 감시하던 미육군 제7기병연대는 사우스다코타 운디드니(Wounded knee)에서 수족전사의 무기를 수거하는 중 생긴 일로 수족 전사, 일반인과 아이에게 무차별 학살을 하였으며 추격 섬멸까지한 대학살(massacre)을 저질렀지만 정부와 언론은 이를 대승한 전투(battle)라고 선전하며 미군 20명에게 명예 훈장까지 주었다.
2021년 사우스다코다 상원은 운디드니 학살에 수여된 명예 훈장 20개의 서훈 취소를 연방 정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후기
제목인 플라워 킬링 문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필자는 백인들이 원주민을 죽인 역사를 보여주는 의미로 상징된다고 생각한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북미 대륙 개척 이후 축소되는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의 역사는 슬프게도 근현대라 불리는 19세기 말부터 지속되었으며 영화는 고통 끝에 부를 얻었지만 오히려 그것을 이유로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침략하는 침략자들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이런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고 정적으로 풀어가는 현재 가장 존경받는 감독 중 하나인 스콜세지의 연출 역시 믿고 볼만하다. 또한 그의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같이 출연한 로버트 드 니로와 디카프리오의 호연은 세시간 반의 긴 러닝 타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간다.
릴리 글래드스톤 역시 고통과 사랑, 분노를 가진 몰리 버크하트 역을 잘 소화해 앞으로 기대가 되는 배우이며
수사국 요원인 제시 플레먼스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미이라 시리즈의 주인공 브랜든 프레이저 역시 극의 몰입감을 한층 살려주었다.
영화가 긴 만큼 화장실 생각이 날 수 있으니 액체류는 섭취는 지양하는 것을 권장한다.
평점 : 3.8